반응형 분류 전체보기932 암환자의 인권과 프라이버시(20-5-29) 오늘은 병원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다. 처음 가본 CT촬영장에서였다. 이 병원을 2013년부터 다녔으니 만으로 8년이 넘었다. 여적까지 불쾌한 경험은 없었다. 처음 병원과 두 번째 병원에 비해서. 하지만 오늘과 같은 아린 경험은 첨이다. 난 다른 모든 경우처럼 병원 관계자 누굴 만나든 먼저 웃고 먼저 인사한다. 그리고 온화한 음성과 미소 띤 얼굴로, 그러나 분명한 음성으로 용건을 말한다. 여적까지 한 번도 안 그랬던 적이 없었고, 그들도 그래 오고 있다. 내게 이름과 환자등록번호 또는 생년월일 이외의 그 어떤 질문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이 병원에서. 필요할 경우 신분증 제시를 요구한 적은 있었어도. 나는 오늘도 너무도 자연스럽게 그런 상황을 예상하며 웃음을 띤 얼굴로 인사하며 나의 이름을 말하기.. 2021. 9. 9. 독백-운명 쉼 없이 달리던 나, 2011년 초 어느 날, 암이 한쪽 신장을 완전히 망가트린 채 양쪽 폐로 전이돼 24개가 넘는 암 덩어리로 커가고 있다고 진단받았다. 2011년 신장전절제술, 2013년 폐 우3엽 절제술, 그 후 항암제와 완전관해 판정! 하지만 2016년 여름날, 죽은 줄 알았던 암은 다리뼈 한 토막을 갉아 먹었고, 대퇴골절제후치환술, 그리고 영구장애판정. 웃기 좋아하는 나와 암과의 동행은 언제까지, 어디까지 갈까? 2021. 9. 9. 용종 발견과 대장내시경 검사 중간과정부터 맹장_평행 결장_하행결장_직장, 앗 용종!-두 번째 비수면 내시경_2020년 경험 “아!” 부지불식간에 뱉어진 소리. 움찔하는 통증이 만들어 낸 불편함이 나의 입을 통해서 나왔다. 그 ‘아’ 소리와 동시에 그 간호사 선생님은 나의 명치 부분을 강단 있게 그러나 지그시 눌렀다. 통증은 사라지고 다시 평화가 왔다. 진행된 시간과 모니터에 비치는 모양을 볼 때 하행결장을 지나 평행 결장으로 가는 급격한 꺾임, 바로 ‘ㄱ’ 자 모양의 비만곡을 통과하는 듯했다. 대장내시경 검사가 시작된 직후부터 그 과정이 다 끝날 때까지 방안에 있던 4명이 나눴던 대화를 난 기억을 못 하겠다. 그저 조용할 뿐이었다. 장인의 손놀림을 따라가는 나머지 세 명의 스태프들의 이어진 시선들, 들릴 듯 말 듯 한 숨소리, 그리고 긴장감이 뿜어내는 화학물질이 어우러져 다이내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거기에 나의 더운.. 2021. 9. 9. 평행결장_상행결장_맹장까지 대장내시경 검사 시작부터 중간과정까지 -두 번째 비수면 내시경_2020년 경험 “자 벽 쪽을 보고 옆으로 누우셔요.” “이렇게요?” 난 새 생명이 모성의 깊은 곳 어딘가에서 잉태되고 보살핌을 받는 모양, 그 가녀린 생명체의 시원의 자세로 누웠다. 난 이 자세에서 극단의 편안함을 느낀다. 다사다난한 하루를 마감하는 육체에 주는 선물, 잠. 세상에서 가장 편해야 하고 달콤해야 하는 잠, 그런 잠을 위해서 이 자세를 취한다. 지금과 다른 건 오른쪽을 향해 눕는다는 것뿐. “선생님, 저 양말 벗어도 될까요?” “예... 아니요!” “아, 저는 이런 시술대나 CT, MRI 검사대에 올려질 땐... 양말을 벗는 게 편해서요..” “추워요. 여기 추워요. 그냥 신으세요.” 난 세 번의 수술, 그걸 위해 전신마취를 세 번 했었다. 그럴 때마다 신체의 어느 한 부분이 없어지곤 했었다. 그 이후로 .. 2021. 9. 8. 2018 뮌헨 12-Gärtnerplatz 뮌헨 호프집, 뮌헨 분위기 독일 뮌헨으로 여행을 떠난다고 하면 대부분은 호프집, 아니 '호프 가든'을 떠올릴지 모르겠다. 물론 거기도 환상적이다. 왁자지껄 난리가 아니다. 그 유명한 독일 소시지 또는 바비큐와 신선하고 목 넘김이 좋은 호프 가든에서 한 잔 하다 보면 눌러앉고 싶으 욕망 간절하다. 아니면 술 좀 거나하게 취해서 이국의 문화에 풍덩 빠지다가 어디 허름한 여관에서 다음날 한낮까지 자고 싶은 맘도 간절하고... 때론 그런 파격도, 살다 보면, 필요한 게 아닐까?! 맨날 바른생활 사람만으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다. 공자나 맹자나 정치인들이 원하는 모습이 그런 바른생활형 인간일런지도 모를 일이다. 컨트롤 하기 얼마나 편할까? 인간 개개인을 생각해본다면... 우린 이미 충분히 도덕적이고 규범을 지키는 사람들 아닌.. 2021. 9. 8. 4기암 11년 웃자의 항암식단, 가공식품과 초고도가공식품 [내게 항암제는 암세포 확장 저지용 보조수단들 중의 하나이고, 많은 전술들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하지만 식생활은 주요한 수단이자 강력한 무기이다.] 엄격하게 말하면 ‘자연상태가 아니면 다 가공식품이다’라고 말하는 게 속 편하다. 자연 상태란 게 뭔가? 땅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고, 줄기에 과실이 붙어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게 아닌가! 그러니 마트라고 부르던 시장이라고 부르던 일단은 자연(천연) 상태에서 뭔가 변화(가공)를 줘야 좌판 위에 올릴 게 아닌가? 땅에서 뽑아서 물로 씻고, 닦아내고, 다듬고, 자르고... 줄기나 가지에서 떼어내서 깨끗하게 씻어내고, 자르고, 다듬고... 뭐 그런 과정이 필요한 게 아닌가? 더 잘 팔리게 하려면 색깔도 좀 예쁘게 만들어야 하고, 신선해 보이게 하기 위해 색소도 좀 넣.. 2021. 9. 8. 암삶 19-신장암 4기 폐전이, 휴식없는 과로와 암, 무얼 위해 하루에 15~16 시간씩 일했나요?(2011년) “혹시 근무환경에 발암 요인으로 짐작되는 게 있나요?” “발암 환경...?” “예. 무슨 특정 금속, 이를테면 배터리나 페인트가 있는 작업환경 같은….” “아니요!” “그럼 다른 카드뮴 함유 물질은?” “제 근무환경이…?” “예 어떤 특정한 물질들은 신장암과 어느 정도 관련 있다는 연구도 있답니다.” “아닙니다. 제 기억엔 없습니다.” 그 수술 코디네이터는 잔잔한 미소를 띠었다. 항상 그런지 궁금했다. 난 시종일관 미소 짓는 얼굴이 좋다. 그게 포커페이스 건 뭐건...... 미소는 전연성이 강하다. 마주한 사람의 얼굴에도 미소를 피우게 만든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기분을 업시킨다. ‘이 분은 세상을 낙관적으로 보는가 보구나..." 난 그런 생각을 하며 설문을 완성해가고 있었다. 설문지 속의 대.. 2021. 9. 7. 이전 1 ··· 113 114 115 116 117 118 119 ··· 134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