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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삶을 위한 독백 암 진단받고 바꾼 게 꽤 된다 담배를 딱 끊었다 대략 하루에 한 갑에서 갑 반 피웠었다 술 끊었다 2번 째 병원에서 어차피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잠깐 몇 개월 폭음했지만 곧 진정하고 알콜을 멀리하고 있다 육류, 거의 안 먹는다 가공식품, 거의 안 먹는다 채소, 무지 먹는다 거칠고 날 것들을 입에 자주 넣는다 밥이건 반찬이건... 모두 암에ㅡ찢기고 암에ㅡ잘려나간 몸뚱이를 달래기 위해서다 콩팥 한 개 폐 한 조각 다리뼈 한 토막 을 위해서 달콤한 음식보다는 거칠고 날 것으로 위로한다 바꾼 것들이 음식만은 아니다 단어도 바꿨다. 완치 미련 아픔 우울 불안 좌절 후회 번민 두려움 희망고문 일류 최고 명문학교 엘리트 부자 부촌 부티 고급 최고급 세련 경쟁 우승 1등 우등생 상위권 고액 출세 고수익... 모두.. 2021. 8. 26.
4기암 11년 웃자의 항암식단-성장촉진항생제육류 금지 그리고 폭주와 담배 금지 *아질산염은 주로 육류의 선홍빛을 유지하는 식품첨가물로 사용되는 약물. 발암물질로 일정량 이상 섭취시 구토와 두통 등을 유발하며 과하게 섭취하면 사망에 이룰 수 있음 *육류 절제 *성장촉진 항생제 소고기 스톱 *성장촉진 항생제 돼지고기 스톱 *성장촉진 항생제 닭고기 스톱 *성장촉진 항생제 오리고기 스톱 내 몸속, 콩팥과 양쪽 폐에 암세포 덩어리들이 바글바글 있었다는 것은 그들이 서식하기에 내 몸의 환경이 좋았다는 반증이 아니었을까?라고 판단했다. 그러니까 그들을 쫓아내거나 위축시키려면 그들이 싫어하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암을 진단받기 전 고기를 엄청 즐겼었다. 지글거리며 고소한 냄새 너울너울 코끝을 자극하는 삼겹살의 그 노릇노릇함이며, 삼겹살이 자신을 불사름으로, 혹은 익으면서 내뱉는.. 2021. 8. 26.
4기암 11년 웃자의 항암식단-항암 식사 준비 내 주치의 교수님은 나를 볼 때마다 코멘트하신다. “참 관리를 잘하셔서... 관리를 잘하시니까...” 내가 무슨 관리를 어떻게 한다는 말씀이실까? 그분은 나에 대해서 뭘 아시기에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걸까? 나와 나의 주치의 교수님과의 인연은 7년이 훌쩍 넘었다. 경이로운 생명을 강인하게 하고, 곡식이 익어가는 정열의 여름이, 만약 내게 또 한 번 허락된다면 그 관계는 9년의 인연으로 넘어갈 것이다. 그분이 비록 나를 수술하신 적은 없지만, 세 번째 병원의 의사이시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암에 대한 것들과 내가 잃어버린 폐의 일부, 다리뼈의 일부 등 내 몸의 ‘부분들의 상실’에 대한 역사를 함께 하셨다. 항암제를 강력하게 추천하셨고, 여러 번 완곡하게 권하셨고, 그 항암제에 대해서 내 몸에 어떤 부작용이 .. 2021. 8. 25.
4기암 11년 웃자의 항암식단-양날의 칼 항암제 *항암제는 암환자에게 만능이며 불로초일까? *혹시 항암제는 넓은 의미의 발암제일까? *혹시 약과 방사선에 의한 항암 과정은 또 다른 발암 과정은 아닐까? 이 항암제를 얼마나 오래 쓰고 있나? 난 이 항암제(표적치료제/표적항암제)를 7년 넘게 쓰고 있다. 나 말고도 많은 암 환우들이 이 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오래 쓰지는 못하는 거로 알고 있다. 심각한 부작용 때문이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는 빠른 내성이라고 들었다. 그리고 이 약은 ‘진행성 연조직육종’ 환우들을 위해서도 사용되고 있다고 들었지만 그 효과에 대해선 모르겠다. 이 항암제에 대한 나의 반응도는 동종 약품 사용자 집단에서 도대체 어느 위치인가? 우연찮게 한 번 뵌 종양내과 교수님이 나를 보며 말씀하신 적이 있다. .. 2021. 8. 25.
항암제 과신과 맹신 그리고 내성과 부작용-4기암 11년 웃자의 항암식단 그런데 난 왜 건강에 오히려 훼방꾼 역할을 할 수도 있는, 때론 지독한 상처를 남기는 그런 항암제를 먹을까? 단 한 가지 이유, 암세포를 타격하기 위해서 먹는다. 이 독한 약기운을 맛보고 놀라서 더 크지 말라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 약이 암세포를 깡그리 없애줄 거라는 기대는 애초부터 없었고, 지금도 없다. 그러니 이 약으로 아니, 그 어떤 약으로도 지금 내 몸속에서 기생을 넘어 공생하고 있는 암이 치료될 거라는 기대는 더더욱 하지 않는다. 이약에 대한 효능과 성분, 부작용은 동봉된 설명서에 자세하게 나와있다. 거의 소책자 수준이다. 두 번째 병원에서 세 번째로 전원 했을 때 인연을 맺은 교수님이 내게 이 항암제를 권했다. 그러면서 분명하게 밝힌 게 있다. 실제 반응률은 광고에 비해 그리고 .. 2021. 8. 23.
암삶 16-4기암 절제수술 결정과 병원 복도 풍경 그리고 암 코디네이터와(2011년) ‘배를 연다’는 말에 나는 끊기고 잘렸던 장면들이 생각났다, 아주 어릴 때 보았던. 시골에서, 아직 전기도 안 들어오고 고샅길이 막 리어카가 다닐 수 있을 만큼 넓혀지기 시작하던 무렵, 새마을 운동이라는 이름 아래 아끼던 미루나무가 잘리어지고, 가죽나무도 잘리고, 울타리로 쓰던 탱자나무도 잘리면서... 그런 모습을 보면서 학교에 갔었는데, 돌아와 보니 넓었던 채전 밭이 반은 잘려나가고, 상체 잃어 망연자실 앉아 있었던 나무들의 밑 동아리마저 파헤쳐져 있었고. 이리저리 살피며 발걸음을 옮길 때 또 보았지. 동무와 올랐던 나무에 남아있을 추억이 눕혀지고, 숨바꼭질하며 숨었던 둥지가 잘려나가고, 삭정 가지 잘라 이것저것 만들며 소꿉놀이할 때면 시원한 그늘을 주던 그 넉넉했던 나무의 밑에 있던 그 그리움들이 다.. 2021. 8. 22.
나들이-강화도 석모항 언저리 나들이 간만에 강화도 나들이를 했다. 아주 짧은 시간에. 코로나는 가까운 곳 여행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오후 2시쯤 집을 나섰다. 비가 세차게 내리는 오후는 나그네 기질이 나온다. 오늘 바다 색깔이 좋다. 자연은 신비롭다는 걸, 날 언제나 감동시킨다는 걸 안다. 농도가 좋다. 갯벌이 바다처럼 보이고 바다가 갯벌처럼 보인다. 갯벌이 빛을 받고, 바다가 하늘색을 받아들여서 그럴 것이다. 저 멀리 밝은 하늘이, 하지만 여전히 회색이긴 하지만 밝게 보인다. 밝고 진하고, 진하고 밝고... 상대적…… 해안도로를 돌다가 면이 분할되고, 분할된 면마다 색이 다른 카페를 봤다. 겉을 장식한 색채의 조합이 설치미술 같기도 하고 환상 같기도 하다. 입구에 목각인형들이 나래비 섰다. 그리고... 그들 옆에는 뭐라고 뭐라고 써놓.. 2021.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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