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929 진행성 전이암 환자인 나와 항암제-4기암 11년 웃자의 항암식단 아침에 일어나 항암제 두 알을 먹는다. 식사 전 1시간 전에 먹으라는 복약 지시다. 8년째 그렇게 먹고 있다. 특별할 거 없는 일이다. 하지만 초기 얼마간은 특별한 일이었다. 보통은 일어나면 세수하고 밥을 먹는다. 하지만 난 일어나자마자 항암제를 먹는다. 1시간 동안 맛난 음식을 기다린다. 그리고 아침밥을 먹는다. 허기를 참으며 기다리는 1시간은 내게 먹거리에 대한 소중함과 감사함을 일깨우는 시간이다. 매일매일이. 오늘은 이틀 만에 먹는 항암제였다. 그저께와 어제는 안 먹었다. 그저께는 나들이를 더 즐겁게 하기 위해서였다. 설사로부터의 자유, 이런 경우는 내 삶이 주는 작고 소중한 행복이며 심장이 터질 것 같은 환희며 눈물 나는 선물이다. 설사로부터의 자유는 나들이를 한결 경쾌하게 해 준다. 설사와 여행.. 2021. 8. 10. G선상의 아리아에 부딪친 작별 당신은 이유를 말하지 않았습니다 왜 술 한 잔이 더 필요한지 그날 별빛에 부딪힌 당신의 눈빛이 달빛 돼 잃었던 눈물을 깨울 때 난 이유를 묻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불현듯 일어나 턴테이블에 불을 밝혔고 쏟아진 G선상의 아리아는 당신을 밀어 내 앞에 놓았더랬지요 잔을 들어 수줍게 웃으며 당신은 다시 한번 별빛을 눈빛에 담았고 난 당신의 잔을 받아 당신의 목을 받쳐 선율에 감긴 내 마음을 당신 입에 쏟았고 당신 심장의 울렁임이 내 가슴을 터지게 만들었더랬지요 그때도 이유를 묻지 않았습니다 쏟아지는 당신의 눈빛이 움직이는 잔에 담긴 출렁이는 포도주 물결 위 자주색으로 물들 때까지도 나는 이유를 묻지 않았고 당신도 이유를 말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날이 우리의 마지막 밤이었는지를 2021. 8. 9. 암삶 11(2011년)-폐전이 진단, 다급한 부탁, 전원 의뢰서 다음날 아침, 나는 일찍 C 병원에 도착했다. 우선 간호사께 사정을 말했다. “전원은 가능하십니다." “아이고, 고맙습니다.” “대신에 전원 의뢰서는 안됩니다.” “예?” “그건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 “더군다나 저희 교수님께 그걸 부탁한 환자분을 제가 본 적이 없습니다.” “… 그래요? …” “예. 그래서 이게 가능한 건지 조차 모르겠습니다.” “원칙은요?” “원칙요?” “예. 원칙! 환자가 그럴 필요성을 느꼈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절실하게 부탁드릴 경우요.’” “어떤…?” “우선 저는,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환자분! 안 믿어져요? CT 검사에, 초음파 검사에... 하시지 않았어요?” “했지요. 다른 데서 확인해보고 싶어요.” "그런 검사 후 결과를 안 보셨거나.. 2021. 8. 9. 4기 암환자라도 코로나 백신을 맞아야하는 이유? 우리 가족 중에서 백신 안 맞은 사람은 나만 남을 듯하다. 가족을 떠나 친척들까지 범위를 넓혀도 그렇다. 딸도 머잖아 접종받을 듯하다. 18세 이상도 곧 접종을 시작한다니 말이다. 국내외적으로도 접종을 적극 장려하고 있나 보다. 미국의 주요 테크 기업들도, “계속 일하고 싶으면 백신 맞으셔~ 아님 딴 데 일자리 알아 보슈~” 그러나 보다. 결국엔 CNN에서는 3명이 짤렸다고 한다. 이유는? "백신 안 맞고 출근해서!" 나도 맞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암 환자 대상 임상도 없을뿐더러, 내가 알아본 바대로라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에서 암 환자 대상 대대적인 연구를 시작하려나 보다. 이게 결정하기 참 힘든 문제다. 최근 나온 영국과 미국, 프랑스의 중규모 연구 결과에 의하면 특정 조건의 암 환자들에게 백신이 효.. 2021. 8. 7. 암삶 10-폐전이 진단, 절망마저 사치가 되는(2011) 그때 문득 어렸을 때 기억이 났다. 변함없이 그리운 고향은 예나 지금이나 아주 시골이다. 아주 한참을 걸어가야 오일장이,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서는 곳까지 갈 수 있었다. 아마 내가 11살쯤 됐을 때, 할머니 따라 시장에 갔었는데, 당시의 그런 5일장은 오늘날로 말하면 사람들로 가득 찬 큰 시장 내지는 대형 쇼핑몰쯤 될 거 같다,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에 갔다 오니 할머니가 안 보이셨다. 할머니를 찾아 헤맺지만 보이지 않으셨다. 그건 할머니 잘못이 아니었다. 내가 할머니가 기다리셨던 곳의 반대 방향으로 나왔던 거였다. 주변엔 어마어마한 인파들만 가득했고, 할머니는 보이지 않았다. 이리저리 헤매다가 간신히 동네 어른 따라 집에 왔었는데, 절망 끝에 귀가한 후라서 지치고 어지러워 자고 싶었지만, 놀라고 무.. 2021. 8. 6. 인연이 논리가 될 때 당신이 느낄 때 난 생각했습니다 당신이 눈으로 말할 때 난 입으로 말했습니다 당신이 느낌으로 날 사랑할 때 난 논리로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당신은 표정으로 날 보냈고 난 논리로 당신을 보냈습니다 2021. 8. 5. 4기암 11년 웃자의 항암식단-항암의 기본 브로콜리 나의 머스트 잇 넘버 원, 브로콜리! 양배추 또 케일 등과 형제라지만, 양배추에 비해 사실 식욕을 돋우는 색은 아닌 너의 색깔. 녹색이 아니고 빨강이었다면 더 많은 이들로부터 더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을... 전문가들에 의하면, 빨강은? 만약 과일이라면...익었으니 먹으면 맛이 좋아, 어서 따 먹어! 그리고 저 빨간 고기 봐! 맛있겠지? 그렇게 인간의 그런 오랜 세월 반복된 경험에 의해 식욕을 막 당기게 만드는 색이라고 한다. 하지만 파란색이나 녹색은 그 정반대라고 한다. 자연, 휴식, 평화,... 덜 익은 상태라는 오랜 이미지로 식욕을 떨어뜨리거나 없애고... 그렇게 만드는 색이라고 한다. 브로콜리는 4기 암환자인 나에게는 아주 고마운 존재다. 먹거리 중에 중요한 성분이 안 들어있는 게 어딨겠냐마.. 2021. 8. 5. 이전 1 ··· 118 119 120 121 122 123 124 ··· 133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