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937 어머니의 간경변에 의한 간암 그리고 나의 지독한 설사-요즘 한동안 내게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기억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 세상 사람들을 나를 중심으로 둘로 나눈다면... 아마 나 글구 타인 또는 남일 것이다. 타인 또는 남이란 말은 참 야박하다. 날 낳아 주신 부모님도 나 일수는 없는 까닭에 타인 또는 남이 될 터이다. 내 몸의 유전자가 그의 몸속 유전자의 4분이 1이나 차지하고 있을 내 자식도 '나'일 수는 없다, 그 둘 사이에서는... 언어는 때론 잔인하다. 그래서 난 이분법적 사고를 싫어한다. 우선 건강 관련, 설사가 극심했다. 그에 더해 중요한 분들 중 한 분이 간경변과 그로 인한 간암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버무려져 생겨나오는 합병증이 그분의 여위어가는 몸으론 더는 감당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목도하고 있다. 공적으로는 지난해 .. 2022. 5. 3. 이웃님 덕분 과일배 터졌던 날 지난 토욜? 윗집에서 전화가 왔다. “문 똑똑했는데... 응답이 없어서요.” “앗! 일 좀 하고 있었는데, 노래를 듣고 있었지요.” 난 그날 밀린 것들 정리를 하고 있었다. 즐겨 듣는 DM의 를 들으면서... “아! 죄송합니다만, 제가 뭘 잘못했나요? ㅎㅎㅎ” “ㅎㅎㅎ 그게 아니고 며칠간 좀 시끄러워서요.” “왜요?” “세입자가 새로 이사 들어오면서 아무래도 좀...” “하, 살다 보면 흔한 일 아닌가요!” “그래도...” 이 양반 모 방송사 이사대우라나 뭐 그렇다. 울나라 젤 좋은 학교(그 기즌이 뭐?ㅎㅎ) 나왔다고...그니 어머님 자랑 대단하셨었다. 그랬건 안 그랬건 내 알바는 아녔었다. 난 고질병이 여럿 있다. 그중엔 이런 게 있다. “그 집 엄청 부자래요!” “아! 그래요?” “네. 집이 32억이.. 2022. 5. 2. 관계는 나를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 살다 보면 수없이 많은 관계를 맺는다. 진단 전에는 그 관계들은 그냥 관계였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날, 삶을 정리할지도 모르는 4기 전이암을 진단받은 후부터는 그 어떤 관계도 그냥 관계일 수는 없게 되었다. 부모-자식 간 또는 형제 간 관계 등과 같이 유전자를 공유하는 관계, 처음에는 관심과 사랑으로 시작했으나 계약으로 변해갈지도 모를 부부관계, 동성 간이건 이성 간이건 친구 사이라고 불리는 관계 등 뭐라 부르던 나는 관계를 떠나서는 살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최근에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읽었다. 진작부터 읽고 싶었으나 무슨 꾀죄죄한 책 같아서 미루고 미뤘던 책이다. 최근 부모님에 관한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그리고 딸과의 관계를 반추하다 보니... 더 늦기 전에 읽고 싶었다. 난.. 2022. 5. 2. 혈액검사로 알 수 있는 건강상태와 암 그리고 종양표지자와 암의 가지수 요즘 혈액검사로 알 수 있는 것들이 참 많다고 한다. 3개월마다 피 7~8통을 뽑는다. 그러다 보니 별의별 항목의 결과가 다 나온다. 난 그로부터 내 몸의 상태와 건강에 관한 58가지를 알 수 있다. 그렇게 혈액검사를 통해서 내 암 관리 12년째다. 혈액검사로 알 수 있는 질병 당뇨 인체 면역 결핍 바이러스 빈혈 각종 암 관상동맥성 심장병 적혈구 수치 백혈구 수치 혈소판 헤모글로빈 헤마토크릿 영양 상태 혈액응고 감염 면역시스템 칼슘 포도당 나트륨 칼륨 중탄산염 염화물 혈액 요소 질소 크레아티닌 콩팥병 호르몬 상태 담도 막힘 여부 간경변증 담낭 염증 담석 간염 변형성 골염 간 손상 심장 상태 단핵 백혈구 증가증 췌장염 용혈(적혈구 파괴) 약물반응 길버트 증후군 콜레스트롤 수치 갑상선 수치 단백질 수치 남성.. 2022. 4. 26. 무조간만남_딸과의 돌발적 조우 1-예감 어제는 딸과 돌발적 조우를 했다. 돌발적이라는 말도 뜻밖이라는 뜻이 들었다지만, 조우라는 말에도 뜻밖이라는 의미가 들어있단다. 얼마나 뜻밖이었으면 그 두 단어를 겹쳐 쓸까! 밖에서 딸을 만나는 일은 아주 즐거운 일이다. 쳐다만 보고 있어도 행복하다. 그런데 아주 가끔 그렇지 않은, 아니, 그럴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어제는 오랜 지인을 만났다. 우리 동네에서 치킨집을 했었다. 아주 오랜 기간 했었다. 내가 지금의 동네로 이사 온 게 20년이 넘는다. 딸, 샛별이 아마 12 개월일 때였을 듯하다. 난 밤늦게까지 일하곤 했었는데, 그래도 동네에 오면 시원한 생맥주 한 잔에 프라이드치킨 날개 몇 조각을 먹는 건 길었던 하루를 마감하는 기쁨 중의 하나였다. 아~~아름다운 그 시절... 아, 시원한 생맥주가 아녔.. 2022. 4. 25. 추울 땐 조영제 CT를 찍자 바람이 북쪽 산 넘어 눈을 몰아 살을 에입니다 손발 시린 아침 그 바람마저 업니다 마음도 업니다 검사복 매달린 탈의실에 들어섭니다 두꺼운 외투 속 가녀린 몸뚱이를 내놓습니다 삭정이 갈비뼈도 내놓습니다 마네킹 같은 몸에 구겨진 검사복을 입힙니다 CT 베드에 눕습니다 얼어버린 마음이 먼저 말합니다 숨을 멈추세요 숨을 쉬세요 멈춘 숨은 차가운 바닥에 닫고 언 몸은 주삿바늘에 매달립니다 마음이 먼저 말합니다 조영제가 들어갑니다 가녀린 핏줄 속 조영제 마그마가 흐릅니다 피는 끓고 입에선 더운 바람이 나옵니다 몸뚱이는 불덩이가 됩니다 한여름이 따로 없습니다 2022. 4. 23. 인사동 1 서울 인사동 인사동, 20대와 30대 때 뻔질나게 들르던 곳이다. 그런데 50대가 돼 또 뻔질나게 들락거리고 있다. 세월도 참 많이도 흘렀고, 인사동 모습도 그에 못지않게 변했다. 얼마나 변했는지 여기가 거긴지 알 수 없는 곳 천지다. 그러니 그때 인사동이 요즘 인사동은 아닌 것이다. 말장난처럼 들리지만 내용은 그렇다, 행정구역이라는 형식은 아니지만. 80년대 서울대병원 인연 고등학생일 때 난 충남 공주란 곳에 있었다. 하지만 때때로 서울에 올라올 일이 있었다. 만성 담마진이라고 진단받았지만, 사실은 극심한 알레르기였다. 그 알레르기는 지금도 속 썩이는데, 이젠 피하는 법을 알아서 큰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당시엔 엄청난 증상들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서울에 와야만 했었다. 여러 병원을 거쳐 결국엔 혜화.. 2022. 4. 20. 이전 1 ··· 83 84 85 86 87 88 89 ··· 134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