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934 개털된 나를 찾는 친구가 중요한 이유 독일 친구들이 남부 여행을 마치고 지리산에서 군산에 도착하는 날이다. 약속 대로 합류하기 위해서 새벽에 길을 나섰다. 별 볼 일 없는 나 같은 친구를 챙기는 그들을 만나 시간을 같이 보내는 건 큰 즐거움이다. 친구들을 만니는 이유 말고도 새벽에 집을 나왔던 이유는 이 매실 땨문이었다. 이 시점이 지나면 다 쏟아진단다. 10년 넘은 매실나무에 가지가 부러질 듯 대풍이다. 매실이 안 붙은 가지가 없다. 바닥에 숱하게 떨어트려 놓고도 빈틈이 안 보인다. 서둘러 수확한 매실을 우체국에서 보내고 서둘러 군산에 도착했다. 우리 나리에서 한 곳 밖에 없다는 일본식 사찰이다. 이름이 특이하다. 동국사! 그런데 가던 날이 장날이라더니 개보수가 한창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일본식 종루 옆에 소녀상이 보인다. 묘한 대조다.. 2023. 6. 8. 내일 죽어도 아까울 게 없는 삶 *아래 글은 저의 또 다른 블로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난 4기 다발성 폐 전이암도 부족해 진행성 전이암 진단을 받은 후 한동안 해머로 뒤통수를 맞은 듯한 삶을 잠깐 살았다. 그러다 맘을 고쳐 먹어 내일 죽어도 아까울 게 없는 삶을 살기로 했다. 안 입던 옷들도 다 버리고, 책도 고물상에 몇천 권 넘겼다. 30cm x 40cm 두 칸엔 속옷과 티셔츠, 바지를 넣었다. 그래도 공간은 남았다. 그리고 바로 옆에 겨울용 자켓 하나, 봄 가을용 하나, 여름용 남방 하나를 걸었다. 모두 다 해서 60cm x 80cm, 그거면 충분했다. 초등학교 이후, 왜 보관했을지 모를, 상장들이며 편지와 엽서들, 인화된 사진들도 다 스캔해서 1개의 하드디스크에 넣었다. 50년 삶을 넣는데 그렇게 큰 용량이 필요하지 않다는 .. 2023. 6. 7. 고혈압: 관리 소홀의 치명적 결과, 항암제 주요한 부작용 고혈압 고혈압은 숨어 있고 대리인이 나타난다 얼마 전 유명한 팝스타 티나 터너가 별세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콩팥 관련 질환이 사인이라지만 외신은 그 시작은 고혈압이었다고 한다. 전이암에 의해 원발암이 밝혀지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콩팥병이나 심부전 등을 먼저 발견하고 그 원인이 된 고혈압을 알아채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지난 포스팅 말미에 고혈압에 대한 얘기를 짧게 했었다. 이번 포스팅은 고혈압에 관련된 것인데, 난 두 가지 점에서 고혈압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나와 고혈압: 허혈성뇌졸중 우선 난 2014년에 허혈성뇌졸중 진단을 받았다. 여러 원인들이 있을 거라 했지만 내 주치의 교수님께서는 고혈압을 조심하라고 했다. 그걸 위해서 고지혈증 약과 혈액을 묽게 만드는 약을 처방하셨고, 10년째 나를 봐주시고 계시다.. 2023. 6. 5. 항암제 무진행생존기간과 전체생존기간: 항암제 치료기간 중앙값, 인라이타 부작용 종류 모든 항암제마다 치료기간 중앙값이란 게 있다. 내가 새로 시작한 인라이타도 그렇다. 이 약의 중앙값은 대략 6.4 개월이라고 한다. 이 정도 기간을 약을 쓰면 더 이상 못쓴다는 말처럼 들린다. 그 말은 그 정도 시간이 지나면 약에 내성이 생기거나 부작용 때문에 더는 그 약을 쓰는 게 의미가 없다 내지는 소용이 없다는 말과 같다. 하지만 그 중앙값 다음에 나오는 설명을 볼 필요가 있다. 0.33 개월에서 22 개월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러니까 길게는 22 개월까지 쓸 수가 있다는 말이다. 그 보다 더 긴 기간은 안 나온다. 이 약의 설명서대로만 하면 23 개월 이상을 쓴 자료가 없다는 말처럼 들린다. 그런데 항암제를 쓰면서 반드시 알아야 할 용어가 있다. 하나는 무진행생존기간이란 말이다. 이 말은 말 그대.. 2023. 6. 4. 4기 암 환자가 바라보는 소비1: 소비에 대한 생각, 식료품값, 기름값 현재 나의 소비 패턴에 회의가 든다. 때론 감당하기 힘들다. 돈 액수만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삶을 위한 소비가 아니라 소비를 위한 삶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치 소비의 노예라도 된 듯한 기분이다. 이 기분이 얼마나 역겨운지 마치 금세라도 토가 나올 것 같다. 아니면 MRI 기계의 통속에 내 머리를 옴짝 달짝 못하게 고정한 채 한 시간 넘게 있을 때의 질식할 것 같은 느낌 내지는 극도의 공포감 같은. 이러면 안 된다. 최소한의 소비가 필요하다. 그런 생각만 든다. 그런데 난 도대체 어느 것을 사는가? 어떤 소비를 하는가? 어떻길래 소비에 대한 극단적 역겨움을 요즘에 느끼는 걸까? 난 다행스럽게도 가계부를 쓰고 있다. 요즘 가계부는 항목만 입력하면 통계가 주르륵 나온다. 들여다보면 내가 어디에 소비하는.. 2023. 6. 3. 창덕궁 달빛기행이 나와 두 독일친구에게 선물한 것들 이번 독일친구들과 함께했던 시간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들 중의 하나가 우리 문화와 전통을 재발견할 기회를 가진 일이었다. 특히 고궁의 아름다움에 대한 재발견과 오랜 친구들과 그 아름다음을 공유한 것, 그렇게 함께 쌓은 추억은 그 자체로도 의미 깊은 일이지만... 그게 더 특별한 이유는 비밀스럽고 구하기 아주 어려웠던 기회를 가졌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행사는 이 친구들에게도 아주 특별했다는데, 이 친구들도 우리나라에 오기 전 엄청 많이 이 특별한 기회를 얻기 위해서 엄청 노력을 했다고 했다. 기회가 될 때마다 에약문이 열리기 전 심기일전, 책상에 붙어서 인터넷 예매를 시도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둘이서 애썼음에도 도저히 기회를 잡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런 사정은 나도 매한가지였다. 보통 어려웠던 .. 2023. 6. 2. 표적항암제 인라이타 3개월째 놀라운 결과 어제 주치의 교수님으로부터 받아 든 3개월 성적표는 좋았다. 아직 그 결과를 말하기엔 섣부른 일이지만 말이다. 어느 것이 됐든, 어디에서건 양면성을 발견할 수 있다. 나의 경우도 그렇다. 좋아할 일이 있으면 염려할 일도 있기 마련이다. 그러니 좋은 건 좋은 대로 즐기고, 염려할 일은 잘 관리하는 것 외엔 달리 길이 없다. 어제 일을 정리해 본다. 그러면서 맘가짐을 새롭게 한다. 1. 인라이터 표적항암제 관련, ▶ 인라이타 복용 기간: 어제로 3개월 정도 ▶ 효능 확인 방법: 흉부 CT-Non Con=비조영 ▶ 결과: 양 쪽 폐 20여 개 전이암 덩어리들 크기 감소 ▶ 종격동(mediastinum) 림프절 병증(lymphadepathy) 불분명 ▶ 설사 부작용 다시 나타남: 하루 2~3번. 간헐적이면서 부.. 2023. 6. 1. 이전 1 ··· 38 39 40 41 42 43 44 ··· 134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