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암315 수술 결심 여행: 새벽 바닷가, 오후 친구들과 한식집 그리고 수술권유 17일째, 시간이 빨리도 흐른다. 어떻게 갔는지 모를 16일간의 시간. 하루가 다르게 심해지는 통증, 그 통증이 이제는 대여섯 시간에 불과한 내 수면을 서너 번씩이나 방해하기에 이르렀다. 조만간에 방사선 치료든 수술이든 해야 한다. 이대로 뒀다가 더 커지고, 딴 데로 가면 그때는 걷잡을 수 없다. 연휴 중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결심, 조용한 장소를 찾기 위해 새벽에 길을 나섰다. 내가 즐겨 찾는 영종도. 내가 이곳을 찾기 시작한 건 20대 중반부터다. 당시, 인천항에서 잠깐 배를 타고 가면 건너편에 도착했었다. 거기서 한참 기다리면 버스가 출발했고, 멀고 큰 갯벌을 지나 마을을 돌았었다. 그곳에서 구불구불 좀 더 가면 을왕리해수욕장이 나왔었다. 지금은 아니다. 인천공항이 들어섰고 전철이 놓였고 아파트들이 .. 2022. 10. 9. 방사선 치료 보류: 방사선 치료의 장점과 단점 뼈 전이암 재발 15일째 이날 병원에서 해야 할 게 두 가지가 있었다. 1. 오전에 정형외과 진료 2. 오후에 방사선 모의치료 그러나 난 이날 2번을 포기했다. 1번 정형외과 진료시간에 들은 말 때문이었다. 정형외과 교수님은 방사선 치료에 대해서 명쾌하게 정리를 해주셨다. 난 그 말을 듣고 방사선 치료를 선뜻 시작할 수는 없었다. 정형외과 교수님께서는 바쁘신 중에도 30여분의 시간을 상담에 할애해 주셨다.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방사선 치료 장점: 뼈 전이암 재발의 경우 현재의 다리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수술을 안 해도 된다. 약을 바꿔 뼈 전이에 잘 듣는 항암 약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면 5년은 더 버틸 수 있다. 그 후에 재발되더라도 더 좋은 약이 나오면 또 쓰면 된다. 전제는 전이암이 방.. 2022. 10. 7. 표적항암제의 선택적 효과와 고답적 PET-CT 검사의 폐해 급하게 잡힌 진료 난 그다음 날 두 개의 진료과에서 교수님을 만났다. 하나는 내 주치의가 계시는 곳이었고 다른 하나는 방사선 치료 관련이었다. 난 주치의께 묻고 싶은 게 많았다. 물론 신속한 조치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드리고 싶었다. 방사선 관련 교수님께도 드리고 싶은 질문이 많았던 건 물론이었다. 설명간호사님에 대한 강한 불만 나는 서둘러 첫 번째 진료과에 도착 접수를 했다. 교수님을 우선 뵐 생각이었다. 하지만 설명간호사를 먼저 만나란다. 난 하도 경황이 없었던 터라 그분에 대한 서운함을 잊고 있었다. 하지만 '설명간호사'란 단어를 듣는 순간 뼈전이암 재발 진단 날 겪었던 일이 생각났다. 그분의 공감능력 결여에 대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맘이 들었다. 의례적 인사를 나눈 후 난 말했다. "며칠.. 2022. 10. 5. 낯선 번호 전화와 방사선 치료 제안-뼈 전이암 6년 후 재발 낯선 번호로부터 걸려 온 전화 내 스마트폰 화면에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듯한 전화번호가 떴다. 국번은 내가 다니고 있는 병원이 분명했다. 그러나 뒷번호는 낯설었다. 요즘 모르는 번호, 무심결에 받으면 패가망신할 수도 있다는 보도를 접해오고 있는 나다. 없는 살림에 4기 암 환자 주제인 내가 신불자라도 되는 날엔 인생 참 최악의 비참함이란.... 그런 생각도 순식간에 들었었고 또 오래간만에 맛보는 뚝배기 된장찌개와 돌솥밥! 그게 통화 땜 식어서... 식도락을 방해받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나... 벨이 서너 번째 울릴 때 왠지 꼭 받아야만 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난 통화버튼을 눌렀다. 스피커엔 아주 낯익은 저음의 목소리가 내 응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거의 11년째 들어오고 있는 목소리였다. .. 2022. 10. 3. 6년 후 뼈 전이 재발-빠른 진료 요청과 일상의 기쁨 뼈 전이암, 뼈 이식 부위 부풀어 오름에 대한 오해와 진실 내 부주의로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는 사달이 생겼다. 난 위 사진 속 부풀어 오른 게 근육인지 알았다. 다리뼈 이식 후 6년쯤 되면 생기는 일종의 선물인지 알았다. 심지어... 이렇게 근육이 다시 생기면 아마 머잖아 달릴 수도 있는 게 아냐? 하는 개그 희망도 가졌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내 짐작과 바람과는 정반대였다. 세상이! 세상이 그런 것이리라. 내가 바라는 것 따로 진실 따로... 그러니 그렇다고 울고만은 있을 수는 없었다. 일상으로의 복귀는 내가 살아 있음과 등가가 된다. 산 목숨이 죽은 목숨처럼 살 수야 없는 일 일테니까. 6년 후 뼈 전이 재발, 일상의 기쁨 일상은 계속됐다. 뼈전이암 재발 진단 후 6일째, 난 마을 봉사활동.. 2022. 10. 2. 뼈 전이암 재발-암통이 심해도 삶이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 뼈 전이암 재발, 심해지는 암통 22일에 재발 진단을 받았다. 그로부터 5일째 되는 날 난 다시 충무로에 갔다. 마을신문을 수령하기 위해서였다. 인쇄소에 맡긴 건 22일이었다. 재발 진단받은 날 난 인쇄용 pdf를 인쇄소로 보냈고, 보통 2~3일이면 인쇄가 끝나서 나오는데 주말이 껴서 수령은 못하고 월요일에 가야만 했다. 재발된 곳, 통증이 심했지만 맡은 일은 해야 했다. 뼈 전이암 재발, 삶은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 난 평범한 일상을 지키고 싶다. 내가 설령 진행성 4 기암 환자라 해도 평범한 일상을 꿈궜다. 폐를 떼낸 후에도, 다리뼈를 잘라낸 이유로 영구 장애 판정을 받는 후에도 역시 평범한 일상을 꿈꿨다. 암 투병은 왜 하는 걸까? 당연히 하루라도 더 살기 위해서 한다. 아니면 영영 떠나면 될 일이다.. 2022. 10. 1. 뼈 전이 재발 확인 후부터 치료법을 논하기 전까지 뼈 전이 재발 진단 1. 8.6cm X 8.6cm 크기의 암 덩어리로 크다. 2. 골절이 예상된다. 3. 다행스럽게 아직 뼈 안에 머물러 있다. 정형외과 교수님과의 대화 우선 위의 내용을 말씀하셨었다. 내가 그 설명에 대한 질문을 했었다. "원인이 뭘까요, 교수님?" "글쎄요...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네?" "우선, 전에 수술했던 부위에 암세포가 남았을 경우이거나 아니면 어딘가를 돌던 암세포들이 거기로 왔을 경우... 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럼 교수님, 치료방법은요?" "글쎄요. 우선 절제술이 떠오르지만 수술하기가 참 그렇습니다. 둘째로는 방사선 치료를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대화가 좀 길게 이어진 후 그 교수님은 말했다. "제가 진료가 끝나도 기다릴 테니 우선 주치의를 빨리 보.. 2022. 9. 30. 이전 1 ··· 21 22 23 24 25 26 27 ··· 45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