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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 암 환자 12년째 첫 번째 정기검사 결과 보러 오면서 오늘 또다시 병원에 왔다. 9일 전에 왔어야 할 걸 이제야 왔다. 코로나 땜이다. 하필 결과 볼 당일 확진이라니! 했었다. 9일 전, 그것도 이제 보니 옛일이 되고 있다. 물론 아직 잔기침에 마른 기침에 가래에 코막힘은 여전하다. 그래도 인후통과 근육통 그리고 기운 없음이 사라진 게 어디냐! 오늘은 결과가 조금 묘할 것 같다. 코로나 사국 땜 운동도 많이 못 했다. 거기에다가 잦은 설사로 항암제도 일주일에 이틀 꼴로 건너뛰다시피 했었다. 그렇다고 내가 지난 세월 변함없이 지켰던 싱싱 채소와 싱싱 과일을 먹었냐? 그것도 아녔다. 크기나 개수가 좀 커졌다!라는 말을 듣기에 십상이다. 그렇다고 몸이 좀 편했었나! 화려했던 배역을 뒤로하시고 무대 뒤로 퇴장하실 준비를 하시는 어머님 덕분에 두 달 동안 왕복 50.. 2022. 3. 30.
항암제의 한계-어느 소중한 이웃님의 댓글에 대한 답글 존경하는 이웃님 안녕하세요?^^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글에 공개적인 댓글을 주셨으니 저도 공개적인 답글을 드릴게요. ㅎ 제가 해당 글을 숨김으로 설정해서 거기에 답글 드린 걸 못 보실까 해서요. 그 글을 '암삶앎'에 올렸어야 했는데, 'daddysmile'에 올린 탓에 황급히 제자리로 옮기는 바람에 이리되네요. ㅋ 항암제 부작용이 진짜로 많다고 해요… 잘 아시겠지만, 알려진 암 종류만 해도 100여 가지 이쪽저쪽이래요. 그에 맞춰 항암제 종류만도 어마어마하겠지요? 대략 440여 종류의 항암제가 있다고 해요. 일반 항암제, 면역항암제, 표적항암제 등 암 치료용 약 모두 합해서요. 항암제만 해도 그리 많으니 그에 따른 부작용은 또 얼마나 많을까요! 그런데 문제는, 어떤 항암제가 됐건 암세포를 씻은 듯.. 2022. 1. 21.
4기 암 항암제와 피부 트러블-2021년 연말 병원 진료 리뷰 표적항암제와 피부 이어서 피부과에 들렀다. 피부과는 항암제 부작용 때문에 다닌다. 여기도 대략 4개월이나 6개월 만에 한 번씩 들르니 큰 부담은 아니다. 항암제를 오래 사용하다 보면 여러 가지 피부 트러블이 생겨난다. 여름엔 모낭염이 대표적이다. 표적항암제와 모낭염 항암제로 인해서 생기는 모낭염은 생각보다 심각한데, 얼굴 특히 이마 쪽 모공이 마치 화산 분화구처럼 모양이 변한다. 가렵거나 하지는 않다. 그냥 그렇게 변한다. 마치 미용상 좀 안 좋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분명 잘못 관리하면 문제가 될 게 뻔하다. 흉터가 생기는 문제도 그중 하나다. 또 피부 색소의 침착도 일어난다. 멍든 것처럼 국부적으로 피부톤이 바뀌는데 이게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니라고 한다. 얼굴, 특히 이마 여기저기에.. 2022. 1. 21.
암환자가 술을 마셔도 되는지 4-되는 경우와 안 되는 경우 내가 내 주치의께 술에 대해 처음 물었을 때는 단점을 말씀하셨었지만, 그로부터 6년이 지난 후, 2019년에는 조금 다른 성격의 조언을 하셨다. 암환자도 술을 마실 수 있다. 2019년 어느 날, 주치의께서는 암환자라고 해서 술을 못 마시란 법이라도 있느냐?라는 식으로 말씀하셨다. 내가 항암제 내성이 생기는 것 같다는 말을 들은 후 겸사겸사 애주가 프랭크 형을 만나러 가기 전 물어본 것에 대한 답이었다. “암 치료라는 게 삶의 질을 높이려는 것 아니겠습니까?” “......” “만약 술을 마셔서 삶의 질이 좋아진다면 마셔도 되겠지요.” “예.” “다만 걱정되는 건, 환자분의 경우 항암제로 인한 설사가 심하신데...알코올이 들어가면 그게 더 심해지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그렇군요.” 암 환자는 어느 .. 2021. 12. 2.
암환자가 술을 마셔도 되는지 3-와인 암환자와 와인 그 말씀을 들으면서도 난 또 멍청한 질문을 했다. “와인은요?” “술과 암환자와 관련, 술의 종류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래도 와인은 포도 껍질에 존재한다는 레스베라톨 같은 성분 때문에 수명 연장이라던가 뭐, 그런 효과가 있다고들...” “그렇다 하더라도 역시 와인 속에도 알코올이 있고, 암을 갖고 있는 분들께 미치는 영향은 다른 술들과 같습니다.” “와인도 술이군요.” “예. 위스키나 보드카, 마오타이주 같은 증류주 한 잔은 와인잔 큰 거로 4분의 1잔과 같습니다. 와인 큰 잔으로 반 잔 드시면 럼이나 위스키를 대략 두 잔 드시는 꼴이지요.” 언젠가 들은 적이 있었다. 와인은 포도로 만들어서, 포도는 몸에 좋은 과실이니까, 조금씩만 마시면 몸에 좋다는. 아마 하버드대학의 어느 .. 2021. 11. 17.
암환자가 술을 마셔도 되는지 2-안 되는 이유 4기 암 환자 술 끊은 이유 잠깐 입에 댔던 술, 하지만 기간에 비해 폭주를 했던 그 술을 다시 입에 안 댄 이유는 간단했다. 그렇게 몇 달 먹은 후 정기검사를 받았었는데, 그 결과가 아주 끔찍했었다. 이를테면 2개월에 0.2cm 자랄 암덩어리들 볼륨들이 0.3~0.4cm씩 커진다는 걸 알게 됐는데, 술 이외에 다른 이유를 찾지 못했다(물론 이놈들은 기하급수적 증식이지만, 산술급수적이 아니고!) 4기 암 환자 술 부작용 술을 마시면 알코올 열량에 의해 포만감이 오고, 그럼 충분히 안 챙겨 먹고, 다음날 늦게 일어나고, 운동을 거르고, 그걸 자각하며, “이래도 되는 건가?” 와 같은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반복적으로 받았으니, 그 무엇 하나 암 투병에 도움 될 게 없었던 것이다. 암 환자 음주 결과 그런 악몽.. 2021. 11. 16.
암환자가 술을 마셔도 되는지 1-암 환자가 될 술버릇 술은 내가 참 즐겼던 뭐였다. 음식이랄까, 기호식품이랄까... 뭐 그런. 그렇다고 내가 많이 먹는, 마시는 스타일은 아녔다. 또 술이 잘 받는 체질도 아녔던 듯하고. 어쨌든 즐겼었다. 하지만 진단 후 딱 끊었다, 순간의 일탈을 제외하곤. 그렇게 아주 오래 술을 입에도 안 대다가 얼마 전부터 조금씩 한다. 나름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하지만 그 모습은 비교가 안될 정도로 바뀌었다. 암 진단 전까지 대략 이틀에 한 번 꼴로 술을 마셨었다. 별별 술을 다 마셔본 듯하다. 종류별로 다. 인사동 동동주들, 서울막걸리에 좁쌀 막걸리에, 각 지방의 별의별 토속주에. 소주도 가지가지, 맥주도 가지가지, 생맥주, 위스키, 보드카, 고량주, 와인 등등 마실 만 한 것들은 다. 그렇다고 내가 술을 많이 마신 건 아니 듯하.. 2021.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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